기본정보
제목 :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제작년도 : 2022
장르 : 로맨스, 드라마
감독 : 박찬욱
배우 :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 고경표
등급 : 15
런닝 타임 : 2시간 18분
OTT : 넷플릭스
점수
IMDB : 7.3점
로튼토마토 : 신선도 94% 관람객 85%
다음 평점 : 5 / 4.3
네이버 평점 : 10 / 8.56
차가운아이의 픽 : 10 / 9
줄거리
부산서부경찰서에 소속되어 있는 '장해준(박해일)'은 요즘 날씨가 좋아서 살인사건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농담을 후배 형사 '오수완(고경표)'에게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산악인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모두가 사고사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해준'은 절벽을 로프로 타고 오르면서 이상한 점이 없는지 촘촘히 살필 정도로 신중했습니다.
그리고 절벽 위에서 물건을 살펴보던 중 죽은 남자의 소지품에서 KDS라는 이니셜을 발견하게 되죠. 일단 '해준'은 죽은 남성의 가장 가까운 그의 아내 '송서래(탕웨이)'를 소환하여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는데요. '서래'는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으로서 남편이 죽었음에도 담담해 보인 것이 '해준'은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땅한 물증도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범인으로 몰수는 없는 법이기에 놓아주고 말죠.
하지만 '해준'은 어딘가 모르게 '서래'에게 이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도 한몫하고 있었지만 '해준'은 '서래'가 범인인 것을 확신하는 듯하면서 몰래 '서래'를 미행하고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기 시작했죠. 그러면 그럴수록 '서래'는 보통의 여자가 아닌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더욱더 그녀에게 이끌리면서도 의심되기 시작. 결국 '서래'도 '해준'이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증거가 '서래'가 범인이 아니란 것을 시사하고 있었고, 이미 수사로 수차례 만난 뒤 이 둘은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던 터라 더 이상의 수사는 필요 없다고 판단. '서래'와 '해준'은 은밀한 만남을 가지고 불편증을 앓고 있는 '해준'에게는 단잠을, 한국에는 그다지 인연이 없던 '서래'에게는 인연이 되어주게 되는데요.
한편 후배 형사 '수완'은 여전히 '서래'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해준'이 '서래'가 외모가 이쁘고 여자이기 때문에 수사를 더 하지 않는 것이냐며 술김에 그를 나무라 하지만 '서래'에게 마음이 있던 '해준'은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고 싶지도 의심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수사를 종결시켜버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래'가 바쁜 일이 생겨 잠시 '서래'가 돌보던 할머니를 돌봐주고 있는 '해준'은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그녀가 남편을 죽인 범인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는데...
로맨스 그리고 사랑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착각이 들게 만듭니다. 저 또한 <헤어질 결심>이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감상했을 정도로 초반의 분위기나 시놉시스는 그러했죠. 하지만 이만큼 절절한 로맨스 영화는 없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영화는 '해준'이 '서래'를 의심하면서도 점점 그녀에게 빠져드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었고, '서래' 또한 '해준'을 이용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줄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해준'의 진심과 그녀를 향한 마음을 알게 되면서 '서래'도 점점 그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이것이 '박찬욱'감독만이 찍을 수 있는 로맨스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헤어질 결심>은 그 흔한 노출이나 과도한 스킨십이 없어도 굉장히 자극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멀리서 '서래'의 아파트를 망원경으로 몰래 관음 하는 '해준'과 그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속이기는커녕 보여주는 '서래'의 모습이 그러하죠.
그리고 손을 잠깐 잡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굉장히 자극적이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박찬욱'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얼핏 보면 무죄를 받은 '서래'와 '해준'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해준'은 이미 아내가 있는 몸이고, '서래'는 무죄를 입증받았지만 아직까지 관객들에게는 남편을 죽인 범인으로 각인이 되어 있기 때문에 유부남 형사와 남편을 죽인 아름다운 용의자의 사랑은 그 내용만큼이나 자극적이게 되어버리는데요.
이 과정에서 관음증처럼 보이는 '해준'과 그것을 즐기는 '서래'의 모습은 그것을 더 견고히 만들죠. 물론 이렇게 단순했다면 <헤어질 결심>이 여러 상을 받고 이렇게까지 좋은 평을 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번 작품이 이토록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해준'과 '서래'가 서로에게 마음이 있는 행동을 하고 그것이 많은 공감을 샀기 때문일 건데요. 이 사랑의 묘사가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일단 '해준'은 불면증을 앓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많은 살인 사건의 사진도 한몫하고 미해결 사건도 그를 잠 못 이루게 만드는 원흉이기도 하죠. 여기서 '서래'는 '해준'이 머물고 있는 집으로 놀러와 해결된 사진들을 모조리 제거를 하고 자신의 남편의 사진도 불에 태워버리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자신을 몰래 찍은 사진만은 남겨놓는 장면이 나오는데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이 장면에는 굉장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단은 자신을 기억해 주기 바라는 '서래'의 마음과 더 이상 자신을 용의자로 봐주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으로 봐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진들을 보면서 잠 못 이루는 '해준'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불면증이 치료되기 바라는 마음도 있죠.
그렇기에 '해준'은 그날 밤 그녀의 품에서 단잠을 이루게 됩니다. 또한 '해준'은 이미 아름다운 아내 '안정안(이정현)'가 있음에도 '정안'과의 잠자리에서도 TV를 바라보고 그런 그를 보면서 '정안' 또한 허공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데요. 하지만 '해준'과 '서래'가 음식을 다 먹고 일사천리로 상을 닦는 간단한 장면에서는 서로가 사소한 부분까지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게 만듭니다.
그리고 식사시간에 초밥을 먹을 때도 '해준'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배달 음식임에도 자신의 간장을 모두 '서래'에게 주는 장면은 '해준'이 모든 것을 '서래'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표현된 것으로 과도한 해석이 아닐까? 의심하는 분들도 영화를 보신다면 허투루 쓴 장면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게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하시면서 영화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영화의 모든 장면이 하이라이트이지만 조금의 스포를 해보자면 역시 '해준'이 '서래'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장면의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해준'은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라는 대사를 '서래'에게 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누가 봐도 '해준'이 배신감으로 말한 것이지만 '서래'는 여자에 미쳐서라는 말에 은근히 기쁜 미소를 지어 보이게 되는데요.
이는 '해준'이 자신을 좋아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으로 사랑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 사랑하는 사람의 한마디에 커다란 의미 부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래'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는 장면으로 묘사됩니다.
마무리 (최고의 로맨스 영화)
솔직히 할 말이 너무 많은 작품입니다. 위에 설명해 놓은 장면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과 장면 하나하나 세세히 다뤄보고 싶지만 이는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양보하고 그 모든 것을 적는다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기에 이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제가 본 로맨스 영화 중 가장 자극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잘 만든 이번 작품은 보기에는 어려워 보일 수 있겠으나 '박찬욱'감독이 누구나 알아보기 쉽도록 연출한 것도 있고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이해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쉬운 작품이니 꼭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모든 장면과 모든 의미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큰 줄기만 알고 몇몇 장면에서 공감만 느끼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물론 <헤어질 결심>을 두 번 보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고 저도 기억이 흐릿해지기 전에 한 번 더 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미지 출저 : IMDB, 네이버 영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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